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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율의 사위가 바로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오성 이항복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들의 장난끼는 변하질 않았다고 합니다.
한여름의 어전회의는 상당히 괴로운 일이였다고 합니다.
임금 앞에서의 회의이니 아무리 더워도 복식을 모두 갖추고 그 위에
관복까지 입고 관모를 쓰고 있어야 했으니 '속대발광욕대규'라는 말이
나올만도 하지요.
임금앞이니 옷을 벗는건 고사하고 부채질도 못했으니...
그런데 이항복이 재미있는 정보를 얻었답니다. 그의 장인인 도원수 권율이
속된말로 잔머리를 굴려서 관복안에 제대로 옷을 입지 않고 다닌다는 정보를
얻었지요.
장난끼가 발동한 이항복은 어느 무더운 날 어전회의 중에 긴급 제안을 합니다.
날이 너무 더워 정신마저 혼미해지니 이래서는 제대로 회의 진행이 어렵습니다.
관복과 관모라도 좀 벗고 회의를 진행했으면 하오니 윤허해주소서.
가장 높은 용상에 앉아 가장 더웠을 선조가 이를 가장 반기고 이를 윤허합니다.
선조부터 옷을 벗으며 대신들에게도 관모와 관복을 벗을 것을 권했고 다들 더위에
지쳤던 터라 모두 반기며 관복과 관모를 벗었습니다.
단 한사람 권율만이 관복을 벗지 못한체 얼굴을 붉히고 있었지요.
관복안에 옷을 제대로 입지 않고 요즘에 비유하면 팬티 러닝셔츠 차림이였으니
도저히 벗을 수가 없었던 겁니다.
선조가 보기에 임금인 자신까지 용포를 벗었건만 도원수만이 옷을 벗지 않고 있으니
의아해 하며 '임금이 벗으랬는데 어째서 벗지않는가? 어명을 거역하는가?'하고
채근합니다.
어명까지 운운하니 도원수로선 무조건 벗어야 하는 판국이였지요.
그야말로 홍당무가 된 권율은 마지못해 관복을 벗었습니다. 한마디로 팬티에 런닝
차림이 들어난 권율이 아무 말도 못하고 얼굴을 붉히고 서있으니 선조와 대신들은
엄청나게 당황했습니다.
이때 이항복이 재치있게 결정타를 날립니다.
'전하 도원수 워낙 청빈하여 집안 살림이 넉넉치 못하여 옷도 제대로 못해입고
다닌다 하옵니다. 도원수의 딱한 처지를 어여삐 여겨주소서'
이제서야 이항복의 장난끼임을 깨달은 선조는 파안대소 하며
'일국의 도원수가 옷도 못입고 다니다니 말이 아니구려, 내 비단과 무명을 하사하니
옷은 제대로 맞춰입고 다니시오.' 라고 답하고 일순간 회의장은 웃음바다가 되었지요.
그날 이후 권율은 아무리 찌는 삼복더위에도 의복을 다 갖춰입고 다녔다 합니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의주로 피란길을 떠나던 때....
피란 행렬이 지나가는 길에 갑자기 비가 내렷는데요
임금을 비롯한 모든 신하들은 비를 피하느냐고 황급히 뛰엇데요
그런데 이항복만은 오는 비를 흠뻑 맞은 채로 천천히 걸어가며 이렇게 말햇다고
하더군요
뛰어 가면 앞에 내리는 비까지 전부 맞습니다. 천천히 걸어야 비를 덜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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